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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충북대학교 창업 지원단 중국 심천 방문 2016년 말(화웨이, DJI, HAX 등)

학교 수업 중에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서 발표하는 수업이 있었다. 내가 기숙사에 살고 있었는데 환기를 가끔씩 해주었다. 조그마한 창문을 열고 현관문을 열어두면 환기는 알아서 되는데 현관문을 고정시키는 도어 스토퍼(door stopper)가 불편했다. 물론 처럼 신박한 도어 스토퍼도 있다. 그러나 기숙사의 도어 스토퍼 수백개를 저걸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기존의 단순한 도어 스토퍼에 부착물을 달아 발로 들어 올릴 수 있게 했다. 이름은 "발로차니"이다. 수업 중에 발표했는데 간단하지만 신박했다. 제품명도 재밌었고.


이후 교내 창업 지원단에서 지원금을 받아 3d 도면 설계를 하고 3d 프린터로 뽑아냈다. 구멍을 만들고 거기에 나사를 끼워 도어 스토퍼에 장착하면 된다. 과사에서 드릴을 빌려 동아리 방 문에 도어 스토퍼를 달고 그 도어 스토퍼에 발로차니를 장착했다.


창업 지원단의 존재는 교수님께서 알려주셨고 나는 직접 지원했다. 3d 도면 설계 초안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부탁을 했고, 나중에는 교내에 있는 3d 설계 업체에 돈 주고 맡겼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보완해나갔다. 한 가지 아이디어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은 정말 재밌고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한편으로는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이 일을 진행하면서 창업 지원단에서 중국 심천에 가서 창업 캠프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겐 아주 좋은 기회였다. 몇달 전에 동유럽에 가서 다리가 부러지고 무릎엔 철심이 박혀 있었지만 그래도 꼭 가고 싶었다. 아무나 보내주진 않았다. 지원단장님과 연구원분 앞에서 내가 거기 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지금까지 뭘 해봤냐는 질문에 답해야만 했다. 나는 ppt도 없이 그냥 가서 나는 이러이러한 아이디어를 갖고 어디어디에 지원을 받아 특허출원을 했다라고 말했다. 단장님은 특허출원을 해봤냐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셨다. 그리고 난 중국에 가게 되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을 하니 내 고향인 인천에서 지낸 뒤 공항으로 향했다. 인천 공항은 내가 의경생활을 하던 곳이기도 해서 매우 반가웠다. ㅋㅋㅋ. 3층에 도착했더니 탐지견을 끌고 다니는 친구를 만나 잠시 인사하고 짐을 붙이고 티켓을 받았다. 외투도 지하에 가서 맡겼다. 어쨌든 홍콩을 경유해서 심천으로 가는게 하나의 단계였다. 홍콩은 잠시 머무르면서 노는 곳인 줄 알았는데 맞았다. 식비도 주시고 팀의 아이디어를 사람들에게 물어보면서 어떻냐고 인터뷰하는게 목적이었는데 우리팀은 그냥 에그타르트 먹고 햄버거 먹고 놀았다. 불안했고 중국인한테 어떻게 말을 걸어.. 라는 생각이 있었다. ㅋㅋ 아 우리 팀의 아이디어는 한국을 찾는 중국인을 위한 여행 어플이었다. 이미 창직하시는 분들에 의해 가다듬어진 아이디어였고 얼추 진행도 되어있는 상태였다. 중국인 유학생 서포터즈를 50명이나 모았다고 한다. 실행력이 좋다고 생각했다.


홍콩에서 유명한 skyline을 보고

마침 연말?이라서 이런 예쁜 장식도 봤다.



홍콩에서 구경을 마친 뒤 버스에 탑승하여 심천으로 향했다. 심천은 세계 최대의 하드웨어 상가가 있다고 들었다. 떠오르는 경제 대국답게 창업하려는 사람도 많고 거대 기업도 있는 곳이었다. 저녁에 도착해서 방 배정을 받는데 ... 지정된 방에 안들어가고 맘대로 섞어서 들어갔다. 나중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어쨌든 5성급 호텔에서 4일정도 머문다니 너무 좋았다. 홍콩의 공중 화장실에 비해 이곳의 화장실은 천국이었다. 아침도 뷔페식으로 먹고.. ㅎㅎ


일정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내가 쓰는 폰의 제조사인 화웨이와 민간 드론 제조업체 DJI,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 HAX, 심천대학교, 창업 카페 3W 등에 방문했다. 


우선 가장 기억에 남는 화웨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세계 지도에 한반도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설명해주는 화웨이 직원에게 왜 없냐고 영어로 물어봤었다... 한국이 만만해보였나보다. 화웨이에는 서버 컴퓨터도 엄청나게 큰게 있었고, 화상 회의를 위한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었다. 당연한 소리지만 단순히 스마트 폰만 만드는 회사는 아니었다. 화웨이는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데 특허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인 것 같다. DJI에서는 한국인 직원이 설명해줬다. 기술적으로 아는 게 없지만 언어를 많이 할 줄 아셔서 일하고 계셨다. 잘 하는게 있으면 어디든 가는구나.. 생각했다. DJI 창립자는 드론 덕후였다고 한다. 자신이 흥미로워하는 일에 몰두하고 이를 사업화하여 최대의 드론 기업을 탄생시켰다. HAX에서는 눈이 동그랗게 생기신 분이 영어로 ppt 발표를 해주셨다. HAX에 입주해있는 스타트 업들은 하드웨어 위주의 아이템을 가지고 연구중이라고 한다. HAX의 역할은 이런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장소를 마련해주고 키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신기했던게 벌레를 키우는 스타트 업이 있었는데, 발표자분께 짧은 영어로 여쭤봤다. 왜 밀웜을 키우는 회사가 하드웨어 회사에 있냐고..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어떻게 하면 밀웜을 빠르게 잘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와 그에 대한 장치를 만드는 스타트 업이라고 했다. 그제서야 납득이 갔다. 세계 최대의 하드웨어 부품 상가가 있는 곳답게 하드웨어 관련 기업은 빠지지 않았다.


마지막 날에 중국에서 일하는 한국인 투자자 앞에서 발표를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금까지 가다듬은 내용을 가지고 당장 내일 발표하라는 것이었다.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요구였다. 일단 가위바위보...가 아닌 사다리 타기를 했다. 그 영상을 전자 상가에서 구매한 싸구려 2만원짜리 액션 캠으로 찍었는데 ... 발표자는 내가 되어 버렸다. 절망 속에 빠져 있다가 아니 내가 여기까지 와서 좋은 경험을 하는 건데 왜 절망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ppt는 다른 형 누나들이 만들고 대략적인 발표 내용에서 내가 해야겠다 싶은 말(드립)을 넣어서 발표하러 가는 버스 안에서도 계속 수정했다. 그리하여 탄생한게 또라이 발표였다. 오뚜기 3분카레를 띄워놓고 카레를 데워먹는 3분이라는 시간을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게 쓰고 싶다면 이 앱을 쓰라고 했다. 또라이처럼. 이 슬라이드가 나오기 전에도 시작하자마자 이 얼 싼 쓰 이러면서 삼순(앱 이름)을 어필했다. 발표를 마친 후 결국 투자자분은 나보고 경영학과를 나왔냐고 물어보셨다. 어떻게 발표를 이렇게 잘하냐고 하시길래 아... 난 그냥 또라이다라고 생각하고 발표하자라고 답했다. 투자자분을 웃기는 데엔 성공했다.


하기 싫은 일이 의미 있는 일이라면 또라이처럼 부딪히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호텔에서 KFC 버거 먹으러 가는 길의 어딘가에서.







뉴스 기사 : http://www.cbiz.kr/news/articleView.html?idxno=9095 단체 사진과 나의 인터뷰도 짤막하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