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계획하려면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 살면서 뭘하고 살았는지 되돌아 보려고 하면 점점 기억이 안난다. 어렸을 때는 술래잡기, 얼음 땡, bb탄 총싸움을 했는데, 이후로 즐겁게 놀아본 날들이 적어지고 기억하기 싫은 일들이 자꾸 생기다보니 머릿속에 추억도 얼마 안남아 있는 것 같다.
2016년 2학기에 창업 관련 수업에서 학교 창업지원단에서 12월 말에 중국에 보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그해 여름방학 때 러시아, 헝가리, 체코 등을 다녀 왔어서 또 해외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중국 견학을 갔고 거기서 만난 형과 친구 동생들과 얘기를 한 다음 창업 동아리를 만들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망했다. 다들 학기가 시작되니 동아리 전체 인원이 모일 수 없었다. 하려던 프로젝트를 학교 프로젝트에 엮어서 진행한 게 전부였다. 동아리 이름은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인 HAX를 본따 혹 떼러 왔다가 혹 붙이고 나가는 HOX라고 지었다.
중국엔 같이 가지 않았지만 거기서 만난 여자 아이와 사귀고 있다.
이후 기숙사에 도어 스토퍼를 편리하게 올릴 수 있게 하는 발로차니 라는 시제품을 만들었고,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에서 정말 간단한 아이디어를 내서 탈락했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박스에 포장을 하게 되면 테이프와 노끈이 낭비되고 마땅한 손잡이도 없으니 노끈을 붙잡고 박스를 들어야하는데 계속 들고 있으면 손이 아프다. 그래서 박스 포장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냈었다.
기존 자동 도어스토퍼와 사용이 불편한 도어 스토퍼에 장착된 발로차니
한쪽이 훼손되고 끈을 연결해 놓진 않았지만, 끈을 달고 박스 포장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손잡이가 있으므로 박스를 매우 안정감있고 편하게 들 수 있다.
여름 방학에 인천대학교에서 주관하는 스타트업 챌린지에 친구와 참관했다. 이 친구는 나의 고등학교 친구로써 베스트 프렌드고 아주 마음이 잘 맞는다. 그리고 3d 도면 설계, 3d 프린터로 작업을 한다. 그래서 각자 신청을 했다. 막상 가보니 일반인 + 인천대 학생들이었다. 다른 학교 학생은 나와 친구 둘뿐이었다. 거기 멘토에게 셔츠 빠짐 방지 밴드에 대해 까이고, 다른 분에게 조언을 얻고 밥 맛있게 먹고 왔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창업을 준비하는 가를 엿볼 수 있어 매우 좋은 경험이 되었다.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군대에서 인연이 되었던 형들과 함께 그 당시 중대장님을 만나봬러 갔었다.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 커피를 얻어 마시고 얘기를 하다가 왔다. 역시 중대장님 좋으신 분이다. 지금은 사이버 경찰 일을 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학교 학술(말만 학술) 동아리 신입생 모집... 참패했다. 1명 왔다. 2017년 1명!... 우리 과는 동아리가 7개 정도 있는데 다른 동아리와 멀리 떨어져 있다. 외적 내적 요인이 많다.
알바는 교내에서 기업들이 채용 공고를 내는데 이에 관한 현수막 설치 및 포스터 붙이는 알바를 했다. 여름 방학에는 고깃집에서 했는데 최악이었다. 반찬 재탕, 더러움, 사장 성격 xx 등, 그리고 학기중에는 포스터 붙이는 알바와 더불어 학과를 지원해주는 사업단에서 알바를 했다. 지금도 하고 있고... 같이 일하시는 분이 너무 천사셔서 좋다.
2017 1학기는 아이디어 관련 일을 얼마 못했고, 학교 공부 위주로 했다. 알고리즘 공부를 정말 안했고 ㅠㅠ... 그냥 학교에서 하란거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정말 겉핥기 수준이라 어서 좋은 기업에 들어가서 능력 좋고 친절하신 엔지니어 분들과 일하면서 기술을 배우고 사내 벤처에 도전하고 싶다.
여름 방학에 고깃집 알바를 하면서 모바일 앱 공모전에 도전했는데 UI와 몇몇 실수가 있어서 상은 못탔다. 정말 더웠지만 오기로 했다. 전국 체전 홍보에 관한 앱을 만드는 게 주제였다. 그래서 SNS에 홍보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과 대회를 소개하는 간략한 기능을 넣었다. 다른 팀이 한 걸 보니까 별로던데 우리가 만든 게 더 별로였나보다... 팀웍도 형편 없었다.
학과에서 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두이노 교육을 진행해 달라고 해서 동아리 사람과 했다. 여고 학생들 중 c, java까지 한 학생도 있었고 타자도 잘 못치는 학생도 있었다. 하나하나 세세하게 알려주고 못한 사람이 있으면 기다리면서 해서 수고스러웠으나 모두 무사히 아두이노 오르골을 만들 수 있었다. 아이들이 참 똑똑하고 습득력도 빠르다... 부럽다 ㅠ
교내에서 주관하는 토론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이름은 논박,,, 뭔가 투박. 주제는 내가 평소에 관심있어 하던 인공지능에 관한 것이었다. 사실 로봇세에 대해 찬반인지 겨루는 것이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논리도 우리만의 것을 많이 만들어서 조금 긴장되었고 버벅 거렸지만 촌철살인을 했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패배... 심사위원 분도 정말 결승전 같았다고 했다(?). 여튼 이전 팀보다 정말 잘했다고 위로해주셨다. 내 생각엔 팀을 잘못 만난 것이다.. 그 팀이 준비를 좀 잘 해왔었다. 가트너에서 발표한 자료에서 한방 먹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종 발언 때 내가 준비했던 킬링파트도 힘을 발하지 못했던 것 같다. 논리로 보면 내 팀의 승리인데... 관점이 좀 달랐나보다.
도서관에서 손글씨 대회를 열어 출품했으나 정말 청주에 한석봉들이 많다고 느꼈다. 나는 악필이다.
탑싯 시험에 응시했고, UML 자격증 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고 SQL 개발자 시험은 너무너무너무 어려워서 ㅠㅠ 자격증 취득에 실패했다.
한 해를 돌아보면 내 기준에서 실패한 게 정말 많다. 공모전 수상 못하고, 야심만 가득했던 창업 동아리도 폭삭 망하고, 기존에 있던 동아리에 신입생도 못받고, 열심히 준비한 토론 대회도 바로 탈락하고, 자격증 시험도 못따고... 그래도 학점은 건졌다. 부담없이 시험보기 2일 전에 후딱 하니까 예상 외로 잘 나왔다... 요즘 예전부터 관심있던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에 꽂혔다. 운동화를 신은 마윈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는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단순히 물질적인 것에 현혹되지 않는 장대한 포부를 가진 사람이다. 나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무언가에 도전하기에 앞서 조금 망설여지는 것은 사실이다. 우연히 오늘 윌스미스가 하는 말을 들었다. 여기서 그는 스카이 다이빙 경험담을 얘기하며 두려움 너머에는 최고의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한다.
또 한해가 지나가고 새해를 맞이한다. 결과만 보고 꿈꾸지 말고 과정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한걸음 한걸음 축지법으로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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